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발가락을 찧었다. 그건 한 순간의 일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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발가락을 찧었다.
그건 한 순간의 일이었다.

친구를 만나기 위해 기분 좋게 씻고 나와 방으로 가던 길이었다. 좁은 공간을 지나다 그만 옆에 있던 식탁에 새끼발가락을 찧은 것이다. 집 구조상 예전부터 이런 일은 종종 있었다. 하지만 조심한 뒤로는 박은 적이 없기 때문에 오랜만에 느끼는 아픔이 그의 기분을 더럽게 했다. 그는 새끼발가락을 두 손으로 부여잡고 점점 몸을 웅크렸다.

"씨..."

입에선 미처 완성되지 못한 단어가 통증으로 인해 짓이겨 삼켜졌고, 미간은 한껏 찌푸려져 금방이라도 양 눈썹이 하이파이브를 할 것 같았다. 숨까지 참아가며 통증을 견디길 얼마쯤 지났을까. 그는 천천히 웅크렸던 몸을 폈다. 그러곤 괜히 부딪친 식탁 부분을 째려봤지만 이미 다운된 그의 기분은 집을 나설 때까지 나아지지 않았다.

집 밖은 온통 하얀 설국이었다.

정신이 확 들듯 한 시리고 맑은 공기가 콧속으로 빨려 들어온다.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닌 길 위론 저마다 다른 무늬와 크기의 발자국들이 질서 없이 찍혀 있었고, 분명 원래는 하얬을 그 눈들은 세상의 때가 묻은 듯 거무죽죽한 색을 띠고 있었다. 그는 인상을 쓰며 거무죽죽한 눈 위를 걸었다. 눈길은 이미 여러 번 밟혀 단단하고 차가웠다.

그러다 문득
그의 눈에 작은 오리 가족이 걸렸다.

하얀 엄마 오리 뒤로 하얀 새끼 오리 다섯 마리가 뒤따르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눈을 정성스레 뭉쳤는지 표면이 매끄러워서 쓰다듬으면 부드러울 것 같았다. 오리 가족이 자리 잡은 곳은 예쁘게 뿌려 놓은 슈가 파우더처럼 잔잔하고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. 금방이라도 오리 가족이 하얀 눈을 꽥꽥대며 지나갈 것 같아 그는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.


Editor: 김수미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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